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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삶의 여유

부서진 동네 (Feat.Lucid Fall) - 리쌍

요새 리쌍의 신보를 즐겨듣고 있습니다.


제 동생의 평에 따르면 리쌍의 노래는 멜로디만 다를 뿐 랩의 스타일이 너무 똑같다고는 하나 노래도 각자 특색있는 음색과 창법 등이 있으니 랩이라고 다르진 않겠죠 ㅎ


암튼 이번 음반은 리쌍 앨범에 단골 피쳐링으로 참여하는 정인 외에도 장기하, 루시드폴, YB 등 여러 뮤지션이 피쳐링에 참여해 훨씬 더 다양한 분위기가 나는 것 같네요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 중 도심지 철거와 관련된 소재로 만든 <부서진 동네>를 올립니다. 루시드폴의 음색이 감미롭고 용산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하는 곡입니다.


 


부서진 동네 (Feat.Lucid Fall) - 리쌍 6집 HEXAGONAL (2009. 10. 6)

난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 
우린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 
이 세상이 아름답다 나만 빼고 

마지막까지 버티며 목멘 나의 동넨 끝내 높은 빌딩이 들어서네 
여기저기 재개발 사라져가는 내 삶의 계단 
고장나버린 삶의 페달 나는 또 다시 맨발 
맨날 아픔은 반복되고 나는 어디서 살아야 하나 
강북 강남 다른 땅 값 그 사이로 장난처럼 흐르는 한강 
참나 지금 내 눈에 보이는 건 끝이 없는 사막뿐인데 
나는 어디서 살아야 하나 
내 추억은 어디서 자라야 하나 
이렇게 난 떠나 가야만 하나 
가난만이 내가 가질 전부인가 
내 말 한마디 들어 줄 사람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건가 
그럼 도대체 나는 뭔가 

오늘도 그려 보네 어릴 적 나의 동네 
오늘도 달래 보네 떠도는 나의 인생 

그곳에서 우리 만난 날 아주 오래전이지 그 좁은 골목에서 
나는 어렸고 너도 어렸지만 너는 내게 다가와 친구가 되자고 말했었지 
한참을 손잡고 거닐다 정원이 컸던 우리 집에서 아무런 말도 없이 우리 

나는 아직 살고 있다 이 세상에 그러니 새삼스레 울지 말자 
남은 시간이 나의 재산 그러니 쓸데없는 계산으로 골치 아퍼 말자 
어차피 나는 찢어진 마음 여러 번 꼬맨 환자 마시고 잊자 
소주 한잔 이젠 이런 말들이 지겹다 
모든 게 버겁다 덧없다 어렵고 서럽다 
이 땅은 내가 태어나고 죽어야 할 곳인데 왜 난 피지도 못하는 꽃인데 
이 도시에 박힌 빌딩이 칼이 돼 내 가슴에 꽂히네 
내 평생의 추억 한 자루 삽에 묻혀 
불쌍히 죽어 내 마음은 추워 
내 평생의 추억 한 자루 삽에 묻혀 
불쌍히 죽어 내 마음은 추워 

오늘도 그려 보네 어릴 적 그 소녀를 
오늘도 달래 보네 사라진 추억들을 
너는 내게 자랑스럽게 백점 맞은 시험지 보여주곤 했지 
양 갈래로 땋은 긴 머리 조그맣고 귀여운 나의 옛 동네 친구 
하지만 우린 다른 두 학교로 가게 된 후 
한참을 울고 다시는 보지 못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