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쇼' KBS <1대100> 녹화 후기
지난 일요일 KBS 퀴즈 프로그램 <1대100> 녹화를 하고 왔습니다.
제가 고3때, 94년이니까 14년 전이네요, 장학퀴즈에 출연해 주장원을 한 적이 있는데요
지난 주 금요일에 KBS에서 전화가 와서 <1대100>에서 특집으로 퀴즈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했거나 우승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모아 특집을 준비하고 있는데 출연하실 수 있겠냐고 해서 갑작스럽게 나가게 되었습니다.
암튼 일요일 저녁 6시 집결장소인 KBS 신관 라디오 공개홀로 향했습니다.
6시가 조금 넘으니 작가분들이 들어 오셔서 녹화 시 주의사항이 적힌 종이를 나눠주고 몇 가지를 설명하십니다.
진행 순서와 정답버튼 누르는 법 등 기본적인 주의사항을 설명한 후 <1대100은> 퀴즈쇼다, 박수나 리액션은 최대한 크게! 많이! 해주시고, 상금에 대한 욕심도 가져주시면 좋겠다고 하시네요
'퀴즈'보다는 '쇼'에 초점이 맞춰진, 프로그램의 성격을 솔직히 알려주시더라구요.. 하긴 시청률을 생각해야 하는 TV 프로그램이니 당연하겠죠
주의사항을 모두 듣고 녹화가 진행될 TV공개홀로 향했습니다. 100명의 출연자가 각자 자리에 위치하고 버튼작동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등 리허설을 진행하고 바로 녹화를 시작했습니다.
오랜만에 간 방송국에서 기념촬영.. 어색한 웃음은 어쩔 수가 없다는 ㅡㅡㅋ
프로그램을 시청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한 번 틀리면 바로 탈락하게 됩니다. 별 생각없이 출연하긴 했지만 약간 긴장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더라구요
첫번째 1인 출연자는 퀴즈 대한민국에서 퀴즈영웅을 하셨던 분이랍니다. 연세가 60이 넘으셨는데도 발군의 퀴즈실력을 보여주신 분이라고 하시네요.. 두번째 1인 출연자는 골든벨 우승했던 분이고 현재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전공의로 일하고 계신다는 분인데 딱 보기에도 침착하고 냉정해 보이는게 포스가 장난 아닙니다ㅋ
암튼 저는 첫번째는 6단계에서, 두번째는 5단계에서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큰 기대없이 출연했지만 6단계쯤 가고 상금이 500만원을 넘어가니 은근히 상금에 대한 욕심도 생기더라구요.. 출연하는 사람이 100명이나 되니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거나, 대부분 틀리지 않는 문제를 틀리거나, 5명 내외로 남는 마지막 단계까지 가야 인터뷰라도 한 번 할 수 있는데 특이한 이력도 없고, 3,40명씩 탈락해버린 문제에서 함께 탈락한 관계로 인터뷰 기회도 한 번 못잡은게 아쉽네요 ㅎ
퀴즈라는 게 일반적인 공부와 달라서 많이 아는 사람이 무조건 이기는 게임은 아닙니다. 특히 <1대100>처럼 한 문제를 모르면 바로 탈락해 버리는 게임에서는 더더욱 그렇죠. 그리고 3지 선다이기 때문에 운도 많이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녹화를 하면서 두 분이 했던 얘기가 기억에 남는데요
먼저 두 번째 1인으로 출연했던 분이 퀴즈를 잘맞추는 비결은 무엇이 있겠냐고 MC가 묻자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라고 답변을 했습니다. 작은 일이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이런 것이 있었구나'하고 관심을 갖는 것이 비결이라는 거죠.. 공부가 아닌 퀴즈에서는 100% 맞는 말이라고 공감을 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녹화 때 거의 마지막까지갔던 100인 출연자 중 한 분이 퀴즈의 매력이 무엇이냐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랜덤의 미학'이라고 말씀하시는 부분도 크게 공감이 갔습니다. 어떤 문제가 나올 지 전혀 알 수 없고, 매번 랜덤인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 퀴즈의 매력이라는 거죠
어찌보면 살아가는 것도 마찬가지 아닌가 싶더라구요.. 매 순간 랜덤인 상황이 벌어지는데 그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어떻게 준비해 가느냐가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말이죠..
암튼.. 오랜만에 출연한 퀴즈 프로가 재미있기는 했습니다. 저보다 2,3문제 더 맞추신 분이 700만원의 상금을 차지하시는 걸 보면서 퀴즈'쇼'라는 걸 다시 한 번 실감하기도 했구요..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ㅎㅎ
4시간 정도 서서 녹화한 댓가로 받은 3만원 상품권.. 계속 서서 녹화해야 하니 다리 아픈 것과 배고픈 것이 가장 고충입니다.
혹시 출연하시는 분들은 저녁 꼭 드시고 가세요^^
보너스로 첫번째 녹화 마지막 문제와 두번째 녹화에서 제가 틀렸던 문제 옮겨봅니다
한 번 풀어보세요 ㅎㅎ
1. 허브 <로즈마리>는 [ ]라는 뜻이다, [ ]에 들어갈 말은?
1) 바다의 이슬 2) 구름의 향기 3) 태양의 눈물
2. 세계 3대테너 중 한 사람인 플라시도 도밍고는 즐거운 [ ]란 뜻이다. [ ]에 들어갈 말은?
1) 수요일 2) 금요일 3) 일요일
2009/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