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북한산반달곰입니다.
3주 전에 오블완 챌린지를 시작하면서 끝까지 참여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는데 어찌하다보니 오늘 포스팅으로 21일차를 모두 참여하게 되었네요. 오늘은 왕궁리유적의 유물과 이야기를 담고 있는 백제왕궁박물관을 소개합니다.
백제왕궁박물관
- 주소 : 전북 익산시 왕궁면 궁성로 666
- 연락처 : 063-859-4631
- 관람시간 : 화~일 09:~18:00, 1월 1일/매주 월요일 휴관,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그다음 평일에 휴관
- 관람료 : 무료
박물관 소개
백제왕궁박물관은 백제왕도 익산의 역사문화정체성 확립, 백제왕궁(왕궁리유적) 출토 유물을 전시 및 조사·연구, 익산지역 문화유산의 교육·관광 자원화를 목적으로 설립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백제 무왕대 익산 경영 과정과 백제왕궁(왕궁리유적)의 특징 부각, 백제왕궁(왕궁리유적)과 주변 유적의 관계를 조명하여 왕도 익산 입증, 시민이 참여하는 교육 · 문화강좌 등 각종 행사 추진을 실행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2008년 12월에 왕궁리유적전시관으로 개관했고 2021년 10월에 백제왕궁박물관으로 명칭을 변경해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습니다. 박물관은 백제왕궁실(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 열린 수장고, 왕궁의 서가, 백제왕궁가상체험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외관 및 주차
백제왕궁박물관은 왕궁리유적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넓은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고 주차장에서 박물관 건물까지는 널찍한 공간이 펼쳐져 있습니다. 입구 앞에는 왕궁리유적인 2023~2024 전국민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되었음을 알리는 배너가 세워져 있네요.
백제왕궁실 관람
상설전시실인 백제왕궁실은 백제왕도 익산, 왕궁의 건축, 왕궁의 구조, 왕궁의 생활문화, 왕궁에서 사찰로, 5개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전시실 입구에는 '수부'가 새겨진 기와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수부'는 수도를 뜻하는 것으로 이 기와가 발견된 곳이 백제의 왕궁이거나 중앙 행정관청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는데요. 지금까지 사비 시기 왕궁터로 추정하는 관북리유적과 익산(왕궁리유적, 익산토성)에서만 발견되었습니다. 따라서 익산이 백제왕도였고 왕궁리유적이 왕궁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유력한 문화유산입니다. 이처럼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어서 전시실 입구에 당당하게 전시되고 있는 거겠죠.
문헌자료에서도 익산 천도에 대한 기록이 발견되기도 했는데요. 역사서는 아니지만 10세기쯤 편찬된 불교 서적인 관세음응험기가 바로 그것입니다. 왕궁리유적이 마한이나 보덕국 안승, 후백제 견훤의 왕궁이라고 전하는 문헌들도 있지만 30년 넘게 진행된 발굴조사 결과 무왕 시기 왕궁으로 주목받게 되었다고 하네요.
관세음응험기 무광왕 조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백제 무광왕(무왕)이 지모밀지(금마)로 천도하여 새로이 정사를 경영하였다. 정관13년(무왕 40년, 639년) 기해년 11월, 하늘에서 큰 벼락이 치고 비가 오더니 마침내 제석정사가 화재를 입었다. 불당과 칠층탑 그리고 회랑과 승방이 모두 불타버렸다. 탑 아래 초석 안에는 갖가지 칠보가 있었고, 역시 불사리가 채색 수정병에 담겨있었다. 또한, 동에 금강반야경을 새긴 사경과 이를 담은 목칠함이 있었다. 초석을 열어보니 모두 불타버리고 오직 불사리병과 반야경과 칠함만 예전과 같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수정병은 안과 밖이 환히 보이지만 뚜경이 열리지 않았고, 사리는 모두 없어졌는데 어디로 빠져나갔는지 알 수 없었다. 이에 대왕에게 병을 가져가니 대왕은 법사를 청하여 곧바로 참회하였다. 그런 다음 병을 열어보니 6개의 불사리가 모두 보였다. 이에 대왕과 모든 궁인들의 공경과 믿음이 배로 늘어 공양을 들리고 새로 사찰을 지어 사리를 봉안하였다. 이 내용은 『법화경』 보문품의 '불도 능히 태우지 못한다'는 응험에 해당한다. 무릇 성인의 신기한 기적은 온 세상을 인도하고 교화하니 어찌 마음으로부터 믿지 않겠는가.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리가 없고, 이와 같은 일은 계속해서 일어날 것이다.
왕궁리유적은 고대 동아시아 왕궁의 구조와 모범을 보여주는 유적이자 궁궐의 구조와 기능, 축조과정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유적입니다. 용화산에서 뻗어내린 완만한 구릉지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구릉지라는 지형상의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성토를 진행하고 동서 방향과 남북 방향으로 높이차를 두어 축대를 쌓았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백제의 토목기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와조각을 쌓아서 만든 와적기단 건물지도 확인되었습니다. 와적기단은 지붕에 올렸던 기와를 재활용해서 만든 것으로 삼국시대의 독특한 건물 축조 방식입니다. 이 기단은 돌로 만든 석축기단에 비해 견고하지는 않으나 쉽게 만들 수 있고 장식성을 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와적기단은 부여, 익산의 백제 도성 관련 유적과 정림사지, 군수리사지 등 사찰유적, 경주와 7~8세기 일본 사찰유적에서도 확인되고 있어 백제와 신라, 일본과의 문화교류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왕이 업무를 보던 정전으로 추정되는 대형 건물터와 의례를 행했던 건물, 왕과 가족의 생활을 위한 건물 등 건물터와 함께 왕궁의 절반에 해당하는 네 번째 석축 아래에서 백제 정원이 확인되었 습니다.
정원은 왕이 휴식을 취하거나 사신 등을 접대하는 공간인데요. 독특한 돌과 장대석, 강자갈을 이용하여 장식한 중심 시설과 수조, 경치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정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바위나 산, 강과 같은 자연경관을 작은 규모로 재현하였다는 점에서 자연 친화적인 정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원을 꾸미는 데 사용한 조경석은 인근에서 구해 왔지만 어린석은 중국에서 들여온 것으로, 정원을 꾸미기 위해 돌을 수입할 만큼 중국과의 교류가 활발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원 유적을 보면서 삼국사기 백제본기 무왕 634년 3월 조에 있는 기록을 주목하게 되네요.
3월에 궁궐 남쪽에 못을 파고 20여 리에서 물을 끌어들었으며, 사방 기슭에는 버드나무를 심고 물 가운데는 섬을 만들어 방장선산에 비기었다
왕궁리유적에서 출토된 수막새와 도장을 찍은 기와 등의 다양한 유물들도 전시되고 있습니다. 삼국시대에는 왕궁이나 관청, 제사 시설, 사찰 등 국가적으로 중요한 시설에만 기와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수막새는 목조건축 지붕의 기왓등 끝에 사용하는 기와로 목조건물을 비와 바람으로부터 보호하고 건물을 장식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왕궁리유적에서는 연꽃무늬 수막새, 무늬 없는 수막새, 바람개비 수막새 등이 출토되었는데, 이 중 잎의 형태가 하트 모양인 8엽의 연꽃무늬 수막새가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합니다. 왕궁을 지을 때 사비 도성에서 기와를 만들어 가져왔거나, 장인들이 기와를 만드는 도구를 가져와서 현지에서 제작했을 것으로 보는 의견이 있습니다.
기와의 표면에 도장을 찍은 기와도 60여 종류 넘게 확인이 되었는데요. 도장 내용을 보면 백제의 행정구역 명칭, 연대, 생산자 이름, 상징적인 기호 등 다양합니다. 기와 생산 과정이나 검수 과정에서 생산지나 생산자, 생산연대, 기와의 사용처 등을 표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하네요.
여러 건물터와 함께 왕실에서 필요한 귀중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공방 유적과 부엌 유적 그리고 세 곳의 대형 화장실 유적도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화장실 유적이 흥미로운데요. 국내에서 최초로 발견된 삼국시대 화장실 유적으로 왕궁에서 생활하던 이들이 사용한 공동화장실로 보입니다. 구덩이 안의 오수가 일정한 높이로 차게 되면 수로를 통과하여 궁장 밖으로 빠져나가는 위생적인 구조이구요. 발굴 당시 구덩이 안에서 참외 씨,굴 껍데기, 뒤처리용 막대기와 회충. 편충 알 등이 발견되어 화장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왕궁리 화장실 유적은 백제인들의 식생활 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일본의 고대 화장실과 비교할 수 있는 귀한 자료라고 하네요.
백제왕궁박물관에서는 무왕이 새로운 백제 중흥의 꿈을 펼쳤던 왕도 익산과 백제 왕궁에 대한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를 생생하게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박물관을 먼저 관람한 후 왕궁리유적을 돌아보면 건물터와 유적들이 더욱 실감나게 다가옵니다. 백제의 또다른 왕도, 익산에서 흥미로운 백제 역사를 만나보세요.
왕궁리유적은 아래 포스팅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익산 가볼만한 곳, 흥미로운 백제 역사를 만날 수 있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왕궁리유적
안녕하세요. 북한산반달곰입니다. 백제 왕도라고 하면 주로 공주(웅진)와 부여(사비)가 먼저 생각나실 것 같고 좀 더 관심이 있는 분들은 위례성-지금의 풍납동토성과 몽촌토성-을 떠올리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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