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호 타고 떠나는 과거로의 여행, 탑리역-금성산 고분군-조문국 박물관
안녕하세요. 북한산반달곰입니다.
무궁화호 기차여행 후기를 공유합니다. 중앙선 탑리역은 무궁화호가 하루에 여덟 번 정차하는 작은 기차역인데요. 역 근처 동네를 산보하듯 걸으면서 레트로한 시골풍경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주변에는 국보인 탑리리 오층석탑과 금성산 고분군, 조문국 박물관 등 역사적인 볼거리들이 있어 기차 타고 당일치기로 다녀오기 좋은 코스인데요. 특히 올해 12월 21일에 중앙선 복선화 공사가 완료되고 철로를 이전하면 폐쇄될 예정이라고 해서 휘리릭 다녀왔습니다.
청량리-탑리역

서울에서 탑리역을 가려면 청량리에서 무궁화호 기차를 타야 하는데요. 아침 6시 50분과 오후 2시 50분, 이렇게 하루 두 번만 배차가 되어있습니다. KTX 이음 열차를 타고 안동역에서 무궁화호로 환승하는 방법도 있지만 소요시간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무궁화호를 이용하는게 더 편합니다.

요즘은 KTX의 빠른 속도에 익숙해져 있긴 하지만 무궁화호를 타고 느긋하게 떠나는 여정도 괜찮은것 같습니다. 특히 레트로한 경관과 2,000년전에 있었던 고대국가 조문국의 이야기를 만나러 떠나는 여행에는 무궁화호가 더더욱 어울리는 것 같구요. 물론 당일치기 일정으로, 왕복 6시간이 넘게 기차를 타는 것이 좀 피곤하긴 하지만 책이나 드라마를 보거나 아님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창밖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겨도 좋을 것 같습니다.
6시 50분에 청량리을 출발한 기차는 양평, 용문, 지평, 양동, 서원주, 원주, 봉양, 제천, 단양, 풍기, 영주, 안동, 의성역을 거쳐 탑리역에 도착하구요. 3시간 20분 정도 소요가 됩니다. 탑리역을 지나면 같은 이유로 폐쇄될 예정에 있고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알려진 화본역이 있으니 두 곳을 묶어서 떠나는 여행도 좋을 것 같구요.



탑리역에 도착해서 플랫폼에 내렸는데 마침 반대 방향에서도 기차가 들어오더라구요. 기차가 지나간 후 역무원의 안내에 따라 역사로 들어갑니다. 간이역 수준의 작은 역이라 역사 안에는 화장실을 제외하면 별도의 편의시설은 없습니다. 매표 창구에는 기차 시간과 운임이 게시되어 있고 역사 안에는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옛 물건들도 전시가 되어 있네요.



역 밖으로 나오면 마치 레고로 만든 작은 성처럼 앙증맞은 탑리역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의성은 한때 경북에서도 손꼽히게 인구가 많은 지역이었지만 2024년 10월 기준 인구가 5만명이 채 되지 않는 대표적인 소멸위기 지역 중 한곳입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탑리역 앞은 여느 시골처럼 황량한 풍경입니다. 요즘은 찾아보기 힘든 '욕실완비'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판이 있어 더욱 그런 느낌을 주는 것도 같구요.
레트로한 탑리역 주변 풍경







국보인 탑리리 오층석탑이 걸어서 10여분 거리에 있습니다. 탑이 있어서 동네 이름이 탑리가 되었다고 하더라구요. 6시 50분 기차를 타고 와서 배가 고프니 탑을 구경하기 전에 일단 밥부터 먹으러 갔습니다. 워낙 작은 동네라 이동거리가 얼마 안되는데요. 레트로한 간판과 함께 소멸위기 지역임을 느끼게 하는 풍경들이 눈에 들어와서 정겹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그랬네요.

탑리역 맛집이라는 논산칼국수로 갔는데요. 타이틀이 칼국수인 식당이지만 비빔밥도 맛있다고 해서 비빔밥을 먹었습니다. 논산칼국수에 대해서는 별도로 포스팅을 올렸으니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https://uung1.tistory.com/m/589
의성 맛집 논산칼국수, 야채 가득 맛있는 비빔밥
안녕하세요. 북한산반달곰입니다.의성에 있는 탑리역은 무궁화호가 하루에 여덟 번 정차하는 작은 기차역입니다. 역 근처 동네에서는 레트로한 시골풍경을 볼 수 있고 주변에 국보인 탑리리 오
uung1.tistory.com
의성 탑리리 5층석탑
든든하게 배를 채웠으니 탑리리 5층석탑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식당 바로 근처라 걸어서 5분 정도면 도착합니다.


5층석탑 주변은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는데요. 입구를 지나면 야트막한 구릉 위에 자리잡은 탑리리 5층석탑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탑리리 5층석탑은 통일신라시대에 세워진 석탑인데 돌을 벽돌 모양으로 다듬어 쌓아올린 전탑 양식과 목조건축의 수법을 동시에 보여주는 특이한 구조를 보여준다고 합니다. 1층 몸돌에는 불상을 모시는 방인 감실을 설치했구요. 더 자세한 설명은 아래 내용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이 탑은 통일신라시대의 5층 석탑으로 높이는 9.6m이다. 각부의 석탑재가 거의 완전하며, 전탑배용의 수법을 모방하는 한편, 일부에서는 목조건물의 양식을 보이고 있어 우리나라 석탑양식의 발달을 고찰하는 데 귀중한 유례가 되는 탑이다.
기단부는 14매의 장대석으로 구축된 지대석 위에 이루어졌는데, 24매의 판석으로 면석을 구성하였고 각 면마다 모서리 기둥 2개씩의 안기둥이 모두 별석으로 되어있다.
덮개돌은 8매의 판석을 결구하여 덮었는데. 부연은 표시되지 않았으며 덮개돌 상면에는 1단의 곰돌을 놓아 탑의 몸돌을 받치고 있다. 경주 분황사 석탑다음으로 오래된 석탑으로 한국 석탑양식을 연구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 출처 : 탑리리 5층석탑 안내판


우뚝 서 있는 탑의 모습이 당당하고 웅장하면서도 우아하고 단아한 자태를 보여줍니다. 1.0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 자리에서 지켜보았을 세월의 흔적이 켜켜이 쌓여있는 것 같구요.


공원 한쪽에는 2012년~2016년까지 진행된 보수공사에서 교체한 석탑부재를 보존처리하여 전시하고 있습니다. 어떤 부재가 어느 위치에서 교체되었는지가 자세히 설명돼있어 흥미롭습니다.
금성(탑리)버스터미널
5층석탑을 둘러본 후 또 하나의 레트로한 건물인 금성(탑리)버스터미널로 발길을 옮깁니다.

경북의 대표적인 노포 터미널답게 아담한 단층 건물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옛날 감성이 물씬 풍기지만 나름 깔끔한 외관을 보여주기도 하구요. 현재 하루 세 번, 대구로 가는 버스가 정차하는데요. 올해 말 중앙선 공사가 마무리되면 탑리역이 폐쇄될 예정이라 터미널이 이 동네 주민들을 외부와 연결해주는 유일한 교통수단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적자운영이지만 계속 문을 열고 있다는 사연이 TV에 소개되기도 했었다네요.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좁지만 아늑해보이는 대합실의 모습입니다. 버스 시간표와 요금표, 금성산 고분군의 풍경을 담은 사진 액자, 터미널의 사연을 소개하는 언론 스크랩 등이 전시되어 있는데요. 마치 7,80년대로 돌아간듯 한 기분을 선사하는 공간입니다.


예전에는 차고지가 있었을법한 공간에는 폐자재와 전동휠체어가 있고 버스의 흔적은 벽화로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내년 1월 1일부터 승차권 판매는 중단하고 정류장 이용만 가능하다는 안내가 적힌 현수막도 걸려있구요. 한때는 버스 이용객들로 북적거렸을 풍경을 상상하며 앞으로도 탑리와 인근 주민들을 외부와 이어주는 거점으로 오래도록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조문국으로


식사 시간을 포함해도 탑리리 5층석탑과 금성터미널을 비롯해 탑리역 주변을 둘러보는데 1시간 20분 남짓이면 충분합니다. 탑리역 주변으로 고대 조문국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유적지들이 있으니 탑리역과 함께 둘러보면 당일치기 여행으로 꽤 괜찮은 코스가 됩니다. 금성산 고분군과 조문국 박물관은 따로 포스팅하기로 하고 탑리역 주변 탐방기를 마치겠습니다.
서울 가는 기차 타기 전에 의성역 카페 소요유도 들러보시면 좋습니다.
https://uung1.tistory.com/m/591
수제맥주도 즐길 수 있는 휴식같은 공간 의성역 카페 소요유
안녕하세요. 북한산반달곰입니다.금성산 고분군과 조문국 박물관을 둘러보기 위해 당일치기로 의성 여행을 다녀왔는데요. 서울 올라오기 전에 들렀던 의성역 앞 카페 소요유를 소개합니다.위
uung1.tistory.com